살아지는 이야기/물처럼 바람처럼(시)
5월의 밤 풍영 / 임일환 사랑이란 단어를 언제 되뇌어 보았을까 사랑한다고 가슴으로 말한 게 언제였을까 식상한 봄이 이지러지는 그늘에서 코 끝 스치는 달큼한 그대의 내음 탓인지 오랜 전에 맡았던 찔레향이 떠올려진다 실안개처럼 전신으로 퍼지는 환각이 낯설다 아련한 곳에서 반응하는 세포가 꿈틀대더니 스멀스멀 피톨을 따라 돌며 반란을 꿈꾸는 오랜 수면에서 깨어나 수런대는 것들로 눈 둘 곳이 아득해 차창 열고 바람을 들인다 막연한 곳으로 떠나게 했던 해 질 녘의 방황 새봄의 기억을 떠올리기엔 노쇄한 오월의 밤 일어나는 마음을 밤바다도 어쩌지 못 했지만 고목처럼 끝내 어색한 단어를 안으로 가두고 돌아오는 포도 위로 차가운 별빛이 구른다 고립된 말로 가슴에 응어리 하나가 생겨난다 보내고 돌아서는 골목에 서늘한 바람이 일고......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바람의 일기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살아지는 이야기 > 물처럼 바람처럼(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계식 (0) 2020.04.13 하얀 목련 (0) 2020.03.19 해 질 녘 단상 (0) 2020.02.27 미망인 (0) 2019.09.15 오후의 기도 (0) 2019.04.01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