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비가 온다는 예보 뿐 막상 산에 오르면 비가 내리지 않아
나서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뻔 했다. 가까이 있는 장성의 축령산은 몸에
좋다는 편백 숲으로 유명한데 정작 처음으로 가다보니 길이 영 헷갈려
서 출발지를 당초 예정했던 금곡 영화마을에서가 아닌 맞은 편 백련동
마을에서 출발을 했다. 백련동- 임종국(편백숲 조림자)기념비- 축령산
정상-금곡 영화 마을-편백 숲길-임종국 기념비-백련동으로 돌아오는
약 14km 도전...
무더운 날씨였지만 햇볓이 없고 간간히 바람도 불어 몸은 가뿐하다.
마을 뒷산 오르듯이 걷노라니 숲도 울창하고 망초꽃 향기가 기분을 좋
게 해준다. 호박 넝쿨도 제법 꽃을 피우고...
이파리에 하얀 페인트를 칠해 놓은 것 같은 이 나무의 정체를 모르겠다.
산에 가면 가끔 눈에 띄는데....
고도를 높히자 차츰 안개가 뿌옇게 시야를 가려 온다.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에서 편백숲을 보노라니 필경 꿈 길을 걷
는 듯 안개가 스멀대고 쭉쭉 뻗어오른 나무들이 몽환의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
아직도 밤 꽃이 남아 있다. 짙은 꽃향기에 취해 꿈 꾸듯 거닐어 본다.
칡넝쿨 뒤에 딸기가 숨어 있다. 옛날이 생각나서 몇 개 따먹고 지났다.
반환점 부근의 세심원이란 집이다. 공무원이던 주인이 퇴직 후 누
구라도 와서 마음을 씻고 쉬어 가라고 세심원이라 이름을 지었단다.
수국이 단아하게 피어있고 "아니온듯 다녀가소서"란 소박한 현판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집 모퉁이로 돌아가니 언덕에 선인장이 예쁜 꽃
을 피우고 있었고 살구며 파리똥(보리수)이 흐드러지게 익어있어 입
안 가득 따먹었다.
여기는 금곡 영화 마을의 우물터다. 영화 감독으로 유명한 임 권택씨
의 고향이 이 곳 장성이고 이 곳에서 몇 번인가 촬영을 했단다. 이 우
물터나 골목길의 바닥이 특이 했다.
되돌아 오는 길은 능선이 아니고 편백숲을 따라 산 중턱으로 난 길을
구비구비 돌아야 했다. 땀도 많이 흘렸고 다리도 아파 온다.
길 옆에 이런 꽃들이 가끔은 기분을 무료함에서 깨어나게 해준다. 알고
있는 산나리와는 색깔도 틀리고 모양도 약간 아닌듯 싶은데 그래도 그냥
노란 산나리로 기억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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