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9일
어디든 떠나고 싶은 날들입니다. 이 계절은 가끔씩 나이도 현실도
망각하게 하는 심술을 부리곤 합니다. 안주하고 그냥 있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계절...
전북 임실에 있는 옥정호 주변의 국사봉을 거쳐 오봉산을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다녀온 누구와 또 인터넷에서 보았던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니 운무가 피어오를때면 숨이 막힐것 같은 풍광
이 연출된다느니 하는 말들은 .... ㅎㅎㅎ.
가뭄이 심해서 호수에 물이 말라버린 탓이겠지만 온갖 미사여구만
들어 기대가 컸던 탓인지 영 아니올씨다였습니다. 게다가 지천으로 널
린 단풍마저 영 없는 곳....
하지만 산이란 어디든 오르면 그냥 좋아지고 맙니다. 오르다 어느
60대 산악회 무리중 어느 아주머니의 "어머! 저 낙엽 좀 봐! 꼭 나비처럼
펄럭이며 날아가네"하는 탄성에 바위 아래를 보니 정말로 갈참나무 잎새
하나가 허공을 그렇게 날아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 그렇게 가을이 아무
데서나 깊어가고 있습니다.
발 아래 사그락 대는 낙엽을 밟으며 걷다보면 "휘리릭, 쏴아- 너울너울"
그렇게 갈바람이 일고 가지에서 잎새가 떨어져 날으고 구르면서 가슴안을
휘적휘적 아려오게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순창에서 먹은 매운탕은 부족함이 없는 맛이었고 이렇게
쓸쓸해 지는 날 함께 산행한 동문님들이 새삼 고맙고 더 머언 어느날 틀림없
이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노라 기억될 오늘이었음을 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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