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는 이야기/가슴에 남는 풍경

[스크랩] 늦가을의 길목에서

바람강 2009. 9. 30. 21:21


 


 늦가을의 길목- 백양사에 갔습니다. 어언 단풍이 끝났으려니 했는데......

 피부에 와닿는 바람이 조금은 차갑다 싶어 아무런 생각없이 일 때문에 갔다가 뜻하지 않게 이렇게나 아름다운 단풍을 보았습니다. 며칠 전, 제가 개인적으로 최고의 단풍이라고 생각하는 피아골에 가서도 가을 가뭄탓에 멋없이 퇴색해버린 잎새들을 보면서

실망만 가득 안고 돌아섰는데...



 솜씨가 좋지 못해 그 순간 가슴에 와닿던 아름다움을 백분의 일도 담지 못했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셔터를 눌러댈 만큼 너무나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그날은 바람도 많이 불어 떨어진 잎새들이 이리저리 구르며 비명을 토하고 차가 지날 때마다 많이도 흩날렸는데....

   


   

  이파리 사이로 쪼개져 들어오는 했빛은 눈을 시리게 했고 그 아름다움 앞에 차라리 설움 한자락이 왈칵 밀려 왔습니다.


  이제 어김없이 가을은 가고 석양처럼 이 한해도 순식간에 과거가 되어 뇌리에 아쉬움으로 남게 되겠죠?

  어차피 여로란 그렇게 회한과 아쉬움의 연속이라지만 이 계절은 유난히 허무와 아쉬움과 애잔함, 서글픔, 그리움, 상실감,고독감같은 것들이 아무곳에서든 뚝뚝 묻어 나오기만 합니다.

   가을 달밤에 빈 들녘에 서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들녘에서 지킬 것 없이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본 적이 있다면 삶이 얼마나 외로움투성이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이런 계절엔 우리 아무나 붙안고 서로 헐벗은 가슴을 부비며 따스함 한자락을 나누어야 합니다. 가족이, 친구가, 아니 아무라도 가까이에 있어준 것에 감사하며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그렇게 이 계절을 보내야 합니다. --마흔여덟 만추에 임일환--

 

 

출처 : 문전초등학교
글쓴이 : 임일환(바람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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