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평 어딘가에 산에서 흙으로 집을 짓는 교육생을 받아 교육도 시키고
직접 집도 짓는 곳이 있다는 방송을 본 지가 오래 전이다. 호기심이 발동해 한 번
가봐야지 한 게 벌써 몇 년 전인데 잊고 살다가 우연히 이번에 그 곳에 들르게 되
었다. 후미진 골짜기를 따라 들어 가다가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올라
가니 정상 부근에 번번한 능선이 나오고 그곳에 여러 채의 흙으로 만든 집이 있었
다. 보기엔 옛 정취가 묻어 나와 좋았지만 실제로 생활을 하려면 어떨런지.... 어쨌
든 흙과 나무로만 지은 집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지어져 언젠가 저런 집에서 한번
살아 봐야겠다는 욕심을 나게 했다.
흙집세상 아랬쪽 연못가에 핀 철쭉이며 단풍나무가 흐린 물과 돌, 여타 주변 잡
목들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정돈되지 않은 돌담과 철쭉이 먼저 나를 반긴다. 약간 흐린 날인데 뒷 산
의 소나무 숲에서 살랑대는 바람까지 마중을 나온다.
여기가 흙집세상의 안 채다. 나무 탁자에 앉아 주인을 청해 차 한 잔을 마셨다.
옹기와 가마솥, 나무 장작을 때는 아궁이등이 정겹다. 팬션처럼 예약
을 하고 묵어 갈 수도 있단다. 나도 하루 쯤 시간을 내 봐야겠다.
덕석이며 지게와 대바구니가 흙집에 잘 어울린다.
소박하게 가꿔진 정원. 참 깔끔하다.
아직 미완성인데 흙과 나무로도 이렇듯 2-3층의 집을 멋드러지게
지을 수 있다는걸 알았다.
맞은 편 능선에도 여러 채의 흙집이 지어져 있어 마치 자그마한 옛 마을을
보는 느낌이었다. 살다보면 참 상상도 못할 여러 형태로 사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여기 주인도 교육생 받아서 집을 짓고 한 달에 2,3백만원의 교
육비를 받는단다. 한 달 동안 죽어라 흙일을 하고 돈도 내고 가는 사람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언젠가 자기 힘으로 이런 집 한 채 쯤 짓고
소박하게 살리라는 꿈이 있을 것이다. 평생 살면서 마음에 맞았던 사람들과
이런 아담한 마을에서 도란도란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이지 않
을까 싶다. 오늘도 버려야 할 것이 많은 가슴 안에 또 작은 욕심이 하나 자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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