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는 이야기/물처럼 바람처럼(시)

갈수기 (渴水期)

바람강 2018. 5. 28. 20:10
 

갈수기 (渴水期) 風影 林日煥 하늘로 배를 두른 두꺼비 한 마리 단에 올린 제물처럼 주검이 장엄하다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은 듯 봄이 다 가도록 비는 내리지 않고 웅덩이마다 버짐꽃 피어날 때 젤라틴 막 안의 유생들은 끝내 어미를 닮지 못한 미라가 되었다. 날마다 열꽃만 피어올라 꽃잎을 내밀 수 없는 창포 늪에 습기 없는 슬픔은 먼지 되어 날리고 갈망의 이유를 잃어버린 아비는 푸석이는 몸 뒤집어 하늘을 외면했다. 바람 없이도 소문은 날아가 개미 떼의 추모행렬 길게 이어지고 등걸잠 깬 농부의 핏발 선 눈에서 놀 빛 빗물이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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