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혼자 걸었던 섬진강 길에 대한 여운이 남아 있던 차에 눈까지
내려 또 다른 맛이라도 있을까 싶어 지인들과 다시 그곳을 찾았다.
예상했던대로 비포장 신작로엔 눈이 덮여 있고 마을이며 들판에도 하얀
떡가루처럼 눈이 뿌려져 있었다. 여전히 강 건너 외딴집에서는 개 짖는 소
리가 들려오고 흐름이 느린 강 언저리엔 얼음이 얼어 있었다.
다시 걸어 보아도 영락없이 척치에서 덕봉까지 강 가로 나 있던 그 좁은
길과 똑 같은 느낌이 든다.
차 겨우 한 대 지날 만큼의 좁다란 신작로를 만들고 있다. 내년 봄에는
천담마을을 거치지 않고 이 길만 다니게 될것 같다.
옛 천담분교 자리.. 지금은 섬진강 수련원이다. 겨울철에 저런 연기만 보면
자석에 이끌리듯 눈을 주고 마음을 빼앗기는 건 나만 그런걸까...?...
물 굽이가 예사롭지 않다. 마을을 두고 휘감아 도는 양이 조금 가꾸기만 하면
안동의 하회마을에 뒤지지 않을성 싶다.
다시 찾은 구담마을.. 어느 집에선가 고구마를 찌는지 특유의 타는 향이
코 끝을 자극하고 날 선 바람에 주린 배는 더 심한 식탐을 부르는데...
아무의 베낭을 뒤져도 커피나 술 나부랭이 뿐... 춥고 허기지고 해는 설핏
기우는 듯 싶고... 영락없이 학교 파하고 돌아오던 겨울의 옛 그 날이려니..
강에 취해 가는 길에 보지 못했는데 돌아오다 보니 산 자락에도 눈길을
끄는 이런 풍경도 있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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